요즘 뉴스에서 ‘엔저(円安)’, 즉 엔화 약세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.
2025년 4월 현재, 엔화는 다시 100엔당 1,000원 전후 수준으로 하락 중이다. 한때 1,100원을 넘던 시절을 생각하면, 체감상 10~15%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. 작년에는 정말 많이 하락했고 현재도 여전히 엔화는 약세이다.
환율이라는 숫자는 얼핏 보면 나와 먼 이야기 같지만, 사실은 꽤 많은 소비와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. 엔화 약세는 단순히 일본 경제 문제만이 아니다. 우리나라 소비자, 기업, 여행객, 투자자 모두에게 생각보다 많은 파장을 던진다.
엔화 약세, 왜 계속되는 걸까?
가장 큰 이유는 금리 차이다. 일본은 여전히 **초저금리 정책**을 유지하고 있다. 미국, 한국, 유럽이 모두 금리를 올렸던 지난 2~3년 동안 일본만은 ‘경제 회복 우선’이라는 명분 아래 **제로 금리 수준**을 유지했다.
그러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“같은 돈이면 금리 높은 나라에 넣는 게 이익”이다. 이로 인해 엔화는 팔리고, 달러나 원화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**엔화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것**이다.
소비자에게 미치는 3가지 영향
1. 일본 여행이 싸진다
가장 먼저 체감하는 건 여행객이다. 지금 같은 환율이라면, 100만 원 환전 시 받는 엔화가 예전보다 10~15%는 많아진다. 호텔, 쇼핑, 교통비, 식비 등 전반적인 여행 비용이 줄어든다. 그래서 올봄 일본 여행 수요도 확실히 늘었다.
2. 일본 제품, 수입이 늘고 가격은 낮아진다
카메라, 전자제품, 의류, 식품 등 일본산 제품을 직구하거나 수입하는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얻는다. 특히 환율에 민감한 온라인 셀러들은 엔저 타이밍에 대량 매입 후 할인 행사로 소비자 유입을 노리기도 한다.
3. 반대로, 수출 기업은 긴장한다
자동차, 전자, 패션 등에서 한국과 일본은 경쟁하는 시장이 많다. 엔화가 약해지면 일본 제품의 가격이 더 싸게 느껴지고, 수출 시장에서 **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다.** 특히 동남아·북미·유럽 시장에서 한일 제품이 함께 경쟁하는 업계는 주의가 필요하다.
투자자와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
1. 일본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:
‘엔화가 약할 때 일본 주식을 사두면 유리하다’는 인식이 퍼져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. 닛케이 지수 상승의 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.
2. 수출입 기업의 손익 분기점 흔들림 :
원자재 수입 단가, 수출 단가가 환율에 따라 변하면서 일부 기업은 환헤지 전략을 수정 중이다.
3. 해외직구, 반대로 가격 인상 가능성도 존재 :
일본에서 제조 → 제3국에서 유통 → 한국 소비자의 경우 중간 유통과정에서 달러 기준 결제라 오히려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.
엔화 약세는 단순히 ‘일본 여행 싸졌네~’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.
지금 이 시점의 환율은 한국 경제의 방향성과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변수이기도 하다.
나도 요즘 환전 앱을 자주 확인하게 된다. 직접 여행을 가지 않아도, 내가 사는 물건의 원산지나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느끼기 때문이다.
결국 우리는 숫자가 아니라 ‘그 숫자가 만드는 흐름’을 봐야 할 시대에 살고 있다. 지금의 엔화 약세도 마찬가지다.